발레 수업에 처음 들어가면 선생님이 쏟아내는 프랑스어에 멘붕이 온다. 플리에, 탕뒤, 아라베스크… 분명 한국어 수업인데 외국어 강의 같은 느낌. 옆 사람은 척척 따라 하는데 나만 반박자 늦게 움직이는 그 당혹감, 취미발레 입문자라면 한 번쯤 겪었을 거다. 수업 전에 기본 용어만 알아둬도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오늘은 성인 취미발레 수업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용어들을 정리해봤다.
바 워크에서 매일 듣는 용어 5가지
발레 수업은 보통 바(barre) 앞에서 시작한다. 이때 가장 먼저 나오는 동작이 플리에(plié)다.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동작인데, 모든 발레 동작의 기초가 된다. 드미 플리에(demi-plié)는 반만 구부리는 것, 그랑 플리에(grand plié)는 깊게 구부리는 것이다.
다음으로 탕뒤(tendu)가 나온다. 발을 바닥에 붙인 채 앞, 옆, 뒤로 쭉 뻗는 동작이다. 발끝의 감각을 키우는 데 핵심적인 훈련이라 매 수업 빠지지 않는다. 탕뒤를 바닥에서 살짝 들어올리면 데가제(dégagé)가 된다.
롱드잠브(rond de jambe)는 다리로 반원을 그리는 동작이고, 퐁뒤(fondu)는 한쪽 다리로 서서 천천히 녹듯이 구부리는 동작이다. ‘퐁뒤’가 프랑스어로 ‘녹다’라는 뜻인데, 치즈 퐁뒤 할 때 그 퐁뒤 맞다.

센터에서 꼭 알아야 할 용어들
바 워크가 끝나면 스튜디오 중앙으로 나온다. 여기서부터 진짜 발레 같은 동작들이 시작된다.
아라베스크(arabesque)는 한쪽 다리로 서서 반대쪽 다리를 뒤로 쭉 들어올리는 자세다. 발레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포즈가 이것. 상체와 다리가 일직선을 이루는 게 포인트인데, 처음엔 90도는커녕 45도도 힘들다. 괜찮다. 다 그렇게 시작한다.
파세(passé)는 한쪽 발을 반대쪽 무릎 옆에 붙이는 자세다. 이 상태에서 균형 잡는 연습을 많이 하는데, 흔들리지 않으려면 코어 힘이 꽤 필요하다. 르르베(relevé)는 발뒤꿈치를 들어올려 까치발로 서는 동작이고, 파세 + 르르베 조합은 수업 중반에 거의 매번 등장한다.
피루엣(pirouette)은 한 발로 서서 도는 회전 동작이다. 초보 때는 한 바퀴도 버겁지만, 6개월 정도 꾸준히 다니면 어느 순간 돌아지는 날이 온다. 그때의 성취감이 발레를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표현들
동작 이름 외에도 수업 중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앙 드오르(en dehors)는 바깥쪽으로 향하는 방향, 앙 드당(en dedans)은 안쪽으로 향하는 방향이다. 회전이나 다리 동작의 방향을 지시할 때 쓴다.
포르 드 브라(port de bras)는 팔의 움직임을 뜻한다. ‘팔 좀 더 부드럽게’라는 교정을 받을 때 이 단어가 나온다. 발레에서 팔은 장식이 아니라 균형과 표현의 핵심이라, 생각보다 세밀하게 신경 써야 한다.

에샤페(échappé)는 두 발을 벌렸다 모으는 점프 동작이고, 샹주망(changement)은 제자리에서 뛰면서 앞뒤 발을 바꾸는 동작이다. 수업 마지막에 점프 조합(알레그로)을 할 때 이 두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용어를 외우는 게 목적은 아니다. 수업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것들이니까. 다만 첫 수업 전에 이 정도만 훑어봐도 선생님 말에 한 박자 빠르게 반응할 수 있고, 그게 수업의 재미를 확 올려준다. 오늘 정리한 용어들 머릿속에 넣어두고, 다음 수업에서 한번 써먹어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