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레 수업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선생님이 "플리에!" 한마디에 멍해진 경험 있으신가요? 주변을 슬쩍 보면서 따라하긴 했는데, 정작 내가 무슨 동작을 하는 건지 모른 채 한 시간이 끝나버리는 그 당혹감. 발레 용어는 대부분 프랑스어라 처음엔 외계어처럼 들리지만, 핵심 용어 몇 개만 알고 가면 수업 집중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바(Barre) 수업에서 반드시 나오는 용어들
수업 초반 바를 잡고 하는 워밍업 동작들에는 항상 같은 용어가 반복됩니다.
플리에(Plié)는 발레의 가장 기본 동작으로, 무릎을 구부리는 움직임입니다. ‘드미 플리에(Demi Plié)’는 반만 구부리는 것, ‘그랑 플리에(Grand Plié)’는 최대한 깊이 구부리는 것입니다. 턴아웃(발끝이 바깥을 향하게 벌린 자세)을 유지하면서 무릎이 발끝 방향으로 향해야 한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르베(Relevé)는 발꿈치를 들어 발끝으로 서는 동작입니다. 플리에의 반대 방향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쓰면서 천천히 올라가는 게 중요하고, 내려올 때도 쿵 떨어지지 않고 컨트롤하면서 내려와야 합니다.
탕뒤(Tendu)는 서 있는 발에서 반대쪽 발을 바닥에 스치듯 미끄러뜨려 뻗는 동작입니다. 발가락 끝까지 완전히 펴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올 때도 같은 경로로 미끄러져야 합니다. 수업에서 "탕뒤 앞, 옆, 뒤"라는 말을 들으면 방향을 가리키는 거니 당황하지 마세요.

센터 수업에서 자주 듣는 이동 동작 용어
바에서 손을 떼고 공간을 이동하는 센터 수업으로 넘어가면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합니다.
아라베스크(Arabesque)는 한 발로 서서 다른 발을 뒤로 들어올리는 포즈입니다. 발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 자세입니다. 팔과 발이 한 직선을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고, 허리가 꺾이지 않고 등이 길게 늘어나야 합니다. 처음에는 뒤 발이 많이 올라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선 발의 안정감을 먼저 챙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파 드 부레(Pas de Bourée)는 세 발자국으로 이루어진 이동 동작으로, 발레 수업에서 정말 자주 나옵니다. 스텝 하나하나가 빠르게 이어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발이 꼬이기 십상인데, 느린 템포로 동작을 끊어서 연습하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이동 방향과 발의 순서를 선생님이 먼저 시범 보여줄 테니, 눈으로 충분히 보고 따라하세요.
피루엣(Pirouette)은 한 발로 서서 도는 회전 동작입니다. 수업에서는 주로 "피루엣 준비!" 라고 하면 팔과 발이 회전 전 자세를 잡는 걸 뜻합니다. 처음에는 반 바퀴도 잘 안 돌아가서 흔들리기 마련이지만, 스팟팅(시선 고정 기술)을 배우면서 차차 늘어납니다.
몸 방향과 위치를 나타내는 기본 용어
동작 이름만큼 자주 나오는 게 방향과 위치 관련 용어입니다. 이걸 알아야 선생님 지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크로아제(Croisé)와 에파세(Effacé)는 몸이 대각선 방향을 향할 때 쓰는 용어입니다. 크로아제는 다리가 교차되어 보이는 방향, 에파세는 다리가 열려 보이는 방향입니다. 수업에서 "크로아제 방향으로 서세요"라고 하면 무대 혹은 거울 기준 대각선으로 몸을 돌리면 됩니다.
앙 돌랑(En Dehors)과 앙 데당(En Dedans)은 회전 방향을 뜻합니다. 앙 돌랑은 바깥 방향으로 도는 것, 앙 데당은 안쪽으로 도는 것입니다. 피루엣이나 푸에테 같은 회전 동작 앞에 붙어서 방향을 알려줍니다.
포르 드 브라(Port de Bras)는 팔의 움직임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직역하면 "팔의 운반"이라는 뜻인데, 발레에서 팔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발 동작을 익히는 것만큼 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처음엔 발에 집중하느라 팔이 어디 있는지 잊어버리기 쉬운데, 수업 중간중간 거울로 내 팔 위치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빠르게 늘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용어를 머릿속에 넣고 수업에 들어가면 선생님 설명을 들으면서 "아, 저거구나" 하는 순간이 늘어납니다. 발레는 용어를 알수록 동작의 의도가 보이고, 그러면 연습하는 재미도 확실히 달라집니다.